공부에 집중하고 싶을 때면 떠오르는 장소가 있다.
바로 조용하고 단정한 도서관.
오늘은 구미 형곡동에 위치한 형곡시립도서관에 다녀왔다.
주말 아침,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준비를 마친 뒤 도서관으로 향했다.
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오히려 그 고요함이 더 좋아 보였다.
요즘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어서 공부할 장소를 찾아다니는데, 형곡도서관은 분위기도 좋고 집중하기에 괜찮은 곳이다.

책상에 앉아 기출문제를 풀며 한참을 공부하다 보니, 어느새 졸음이 밀려왔다.
에어컨 바람과 잔잔한 빗소리가 어우러져 집중이 잘 되는 듯하면서도, 동시에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그래서 잠시 책상에서 일어나 도서관 복도 쪽으로 산책하듯 걸어가보았다.
그곳에서 뜻밖의 풍경을 마주했다.
작은 전시 공간에 아이들이 만든 듯한 팝업북과 전통 부채, 캘리그라피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던 것이다.
화려하거나 큰 전시는 아니었지만, 그 안에는 따뜻함과 정성이 담겨 있었다.

팝업북은 마치 동화책 속 한 장면이 튀어나온 듯한 느낌이었고,
부채에는 손글씨로 적힌 글귀들이 정성스럽게 담겨 있었다.
“희망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의 것이다”라는 문구를 보고는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요즘처럼 마음이 조급할 때, 이런 문장 하나가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전시를 한참 감상한 후, 도서관 내 작은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오늘 마신 커피는 '봄봄커피'라는 브랜드였다.
산미가 강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런 날엔 진한 커피보다는 부드러운 아메리카노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커피를 들고 다시 책상으로 돌아와 잠시 쉬었다가, 다시 기출문제를 펼쳐 공부를 이어갔다.
놀랍게도 아까보다 머리가 훨씬 맑아지고, 집중력도 높아진 느낌이었다.
짧은 산책과 전시 감상, 커피 한 잔의 여유만으로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형곡도서관은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이처럼 잠시 쉬어가며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오늘처럼 특별한 일이 없어도, 조용한 전시와 커피 한 잔이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매일 반복되는 공부 속에서도 이런 순간이 있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에게도 그런 순간이 전해지길 바라며,
오늘의 작은 힐링을 기록해본다.